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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

리더의 유연함에 대해

 

최근 우리 부대에 새롭게 부임한 상관에 대한 생각들이다.

 

전임자와는 다르게 새 상관은 FM 대로 부대를 운영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모든 절차와 규칙을 꼼꼼하게 수행하도록 하는 그는 분명 군대라는 조직에서는 매우 이상적인 군인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이끄는 부대의 부대원으로서 이렇게 FM적 성향이 강한 리더의 아래에서 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해당 상관이 부임하기 전 우리는 암묵적으로 넘어가던 사소한 일들이 많았다. 그것들은 비록 규칙에는 어긋났지만 아무도 문제삼지 않았던 것이고 실제로 큰 사고로 번지지도 않았으며 그럴 가능성도 거의 없었다. 속된 말로 '가라친다'고 하는 행동들이 많았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상관의 FM대로 모든 문제와 예외를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는 방식은 부대원들에게 더 많은 스트레스와 부담을 주고 있다. 오히려 그 전에 어느정도 유연하게 넘어갔던 일들도 드러나면서 그런 것들을 수습해야하는 상황도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과연 무엇이 정답일까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규칙과 절차를 철저하게 따르는 것과 어느정도의 유연함 사이에서 매번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 나 또한 어떤 곳에서는 리더의 자리를 맡고 있기도 하고 반대로 팔로워의 자리에 있기도 한 입장에서 어떤 태도를 가지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 매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규칙이라는 것은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고 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이다. 특히나 군대라는 조직은 사고에 민감하다보니 이런 것들에 더욱 신경쓸 필요는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다 떠나서 조직도 결국엔 사람이 이루는 것이고 사람을 다루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유연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유연함과 그에 따른 책임을 통해 조직원들의 짐을 덜어주고 능률을 올리는 것도 리더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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