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7 - [EXPERIENCE] - 두 달간의 훈련소 생활 후기 (1) - 논산훈련소 편
두 달간의 훈련소 생활 후기 (1) - 논산훈련소 편
23.10.10에 군 입대를 해서 23.12.06에 모든 훈련 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수료하였습니다. 저는 카투사 특기로 입대했기 때문에 논산 훈련소에서 5주, 카투사 훈련소인 KTA에서 추가로 3주 훈련을 더 받
evolution-blog.tistory.com
위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논산훈련소를 수료하고 저는 카투사 훈련소인 KTA에 가기 위해 평택으로 갔습니다.
저희 때는 논산 훈련소에서 한 중대 전체가 카투사들이었기 때문에 소대, 분대 등 구성의 변화만 있었지 똑같은 인원들이 그대로 평택으로 이동했습니다.
KTA에서는 3주 동안 기초군사 영어를 비롯해 독도법, 구급법 등의 수업을 받고 필기시험을 치게 됩니다.
이러한 필기시험들과 더불어 ACFT라고 하는 체력 시험을 보게 됩니다.
시험들의 난이도는 개인적으로 매우 쉬운 편이라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 영어가 약해서 어려웠던 점은 있었습니다.
시험용 영어만 공부했던 저에게 미국 교관들의 영어는 굉장히 난해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군대라는 조직의 본질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처음 논산에 갔을 때보다 낯선 환경에 대한 거부감은 덜 했던 것 같습니다.
KTA와 논산훈련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유와 책임의 크기였습니다.
KTA에서는 훈련병들에게 매우 높은 자유를 부여했습니다.
논산훈련소에서는 분 단위로 훈련병들의 생활이 통제되는 반면, KTA는 기상 시간부터 시작해서 일과 이외 시간을 사용하는 것까지 모두 훈련병들의 자유에 맡겼습니다.
그러나 그 자유에 대한 대가로 큰 책임도 부여했습니다.
시간에 대한 자유를 주었지만 약속된 시간에 늦을 경우 바로 얼차려를 주었습니다. 참고로 논산 훈련소에서는 요즘 얼차려를 주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실제로 저희 기수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자유에 대한 책임을 간과한 채로 행동해 유급을 당한 훈련병들도 몇 있었습니다.
자유와 권리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것을 많이 느낀 기간이었습니다.
저번 게시글에서 정리했듯 논산훈련소에서 저는 어떤 개념에 대해 대의적인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으며 KTA에서는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 두 가지 제가 느낀 점들을 종합하여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우주에는 정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그 개념이 존재하는 이유만 있을 뿐입니다.
규칙이나 규율, 관습, 문화 등이 그런 것들이죠
그들은 정답은 아니지만 분명 생겨난 근본적인 이유는 존재합니다.
이런 것들을 마주할 때 우리는 이 “생겨난 근본적인 이유”에 집중해야 합니다.
왜 이런 규칙이 생긴 건지, 이런 문화는 왜 형성되었는지 등 말이죠.
이런 것들을 모른 채 그저 따른다면 주도적인 삶을 산다고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따르지 않는다면 사회에서 도태되거나 큰 대가를 치르기도 하겠죠.
우리가 이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이해한다면 우리는 그 개념을 받아들일 “자유”를 얻게 됩니다. 받아들일지 말지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거죠. 근본적인 이유를 모른다면 그것은 “선택한다”라고 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그 자유에 대한 책임 또한 온전히 우리의 몫이며 그 책임이 너무나 무겁고 버겁게 느껴진다면 내가 모르는 근본적인 원인이나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번 글에서 예로 들었던 제식으로 다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식을 지키는 것은 정답이 아니며 제식을 지켜야 하는 이유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고로 각 개인은 모두 제식을 따를 것인지 따르지 않을 것인지 선택할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식을 따르지 않는 선택을 했을 때 자신이 지게 될 책임의 크기가 버겁게 느껴진다면, 제식을 지켜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해하고 삶의 전반에 적용한다면 분명 능동적인 생각을 하고 주어진 자유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런 것들을 느꼈다고 해서 무슨 스킬 찍듯이 이런 능력을 터득했다기보다는.. 그저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싶습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도 생각 정리가 잘 안돼서 쓰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경험으로부터 느끼는 것만큼 피부에 와닿는 배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EXPERIE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속된 악재 속에서 느낀 것 (0) | 2024.05.13 |
---|---|
변수는 자연재해와 같다 (0) | 2024.04.02 |
두 달간의 훈련소 생활 후기 (1) - 논산훈련소 편 (0) | 2023.12.17 |
많이 이른 2023년 회고 (0) | 2023.08.17 |
자기개발하는 방식에 대한 고찰 (0) | 2023.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