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10에 군 입대를 해서 23.12.06에 모든 훈련 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수료하였습니다.
저는 카투사 특기로 입대했기 때문에 논산 훈련소에서 5주, 카투사 훈련소인 KTA에서 추가로 3주 훈련을 더 받고 모든 훈련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두 달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경험한 것들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합니다.
먼저 논산에서의 경험입니다.
논산에서 한 생활이나 훈련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더럽거나 귀찮거나 힘든 일들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두 해야 하는 일들인데 내가 과연 못하겠냐는 생각 하나로 그냥 즐기면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름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달리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각개전투 훈련이 재밌더군요
많은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다신 안 해볼 재밌는 경험들도 많이 했습니다만 논산 훈련소에서 제가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대의적인 관점으로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군대는 조직력이 생명인 곳입니다.
학교와 직장도 조직이지만 군대만큼 조직력을 강조하진 않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조직들보다 규율이나 통제가 강력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아마 살면서 가장 통제를 많이 받는 환경을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내가 따르는 규칙과 통제의 근본적인 의도를 파악하려고 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걸을 때도 제식을 지켜 걷는 것에 대해 저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귀찮아서 따르기 힘든 규칙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제식이 전시 상황에서는 부대 전체가 하나의 명령 아래에서 통일성을 보여야 하므로 이를 습관화하기 위한 통제임을 알게 되었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납득하여 기꺼이 따랐습니다.
대의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그 규칙이 존재하는 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제식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규칙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군대라는 조직의 특성과 근본을 바탕으로 특정 상황에 대해 항상 대의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 했습니다.
이는 사회에서도 어떠한 사람이 정한 관습들에 대해 그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발견해 내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갖추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규칙, 규율 등 모두 결국 사람이 만든 체계이고 관습이기에 정답이란 없지만 그것이 생겨나고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한다면 단순히 개인주의적 사고로 규칙을 따르지 않으려 해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주어진 규칙을 아무 생각 없이 따르는 수동적인 삶을 사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살아가며 굉장히 중요하게 사용될 습관을 갖출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논산훈련소를 무사히 수료하고 카투사 훈련소인 KTA로 이동하였습니다.
KTA 내용은 따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EXPERIE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수는 자연재해와 같다 (0) | 2024.04.02 |
---|---|
두 달간의 훈련소 생활 후기 (2) - KTA 편 (0) | 2023.12.18 |
많이 이른 2023년 회고 (0) | 2023.08.17 |
자기개발하는 방식에 대한 고찰 (0) | 2023.05.25 |
유럽 여행 후 느낀 것들 (1) | 2023.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