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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

밴드 운영 회고

나는 주변 사람들과 밴드를 운영하고 있다. 첫  합주를 한지도 어느덧 약 8개월 정도가 지낫는데, 그동안의 밴드 운영을 회고해보려고 한다.
 
밴드의 첫 시작은 정말 가벼웠다. 회사 메신저로 누군가의 입에서 장난처럼 나온 이야기가 본의아니게 모두의 가슴에 불을 지폈던 것 같다. 그렇게 회사 동기들과 함께 밴드가 만들어졌다.
 
내가 하는 악기는 바이올린이다. 밴드에 바이올린은 사실 메이저하진 않은 케이스이다. 그럼에도 내가 바이올린을 하고자 했던 이유는 일단 내가 바이올린을 좋아하고, 밴드가 아니어도 할 생각이 있었으며, 바이올린 외에 다른 악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초반엔 나는 오케스트라가 더 하고 싶었다. 밴드에서 비교적 마이너인 바이올린을 함으로써 나의 입지를 줄이고 추후 나의 이탈이나 부족한 기여가 밴드에 큰 지장을 주지 않게 하고 싶었던 의도도 있었다. 왜냐면 언제든 오케스트라로 갈아탈 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이렇게 만들어진 밴드에는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가장 중요한 드럼과 보컬이 없었다. 드럼 패드로 하자, 보컬은 AI로 하자 등등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이 포지션이 제대로 있지 않으면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고등학교 친구들을 불렀다.
한빈, 민주가 각각 드럼과 보컬을 맡게 되었다.
 
몇몇 문제도 발생했다.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기타 2명의 이탈이다. 
회사 동기였던 멤버 두 명이 순서대로 밴드에서 나가게 되었다. 순식간에 기타를 2명이나 잃은 것이다.
다행히 중간중간 인원 공급도 있었기 때문에 합주를 못할 수준으로 무너지진 않았다.
나연프로를 영입하면서 희성프로가 베이스에서 기타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기타 자리를 채웠고
기타, 베이스, 드럼 모두 가능하고 밴드 경험이 풍부한 유능한 멀티자원 서영프로를 영입하면서 밴드에 안정감을 더했다.
한빈프로가 학교 동기인 여자 보컬 다연프로까지 데려오게 되면서 남녀 보컬을 모두 보유하게 되어 더 다양한 곡을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최근엔 내 학교 동기까지 베이스로 영입하게 되면서 나연프로의 자리까지 백업할 수 있는 나름 탄탄한 구조를 만들게 되었다.
 
이렇게 인원을 영입하고 배치하는 일을 하다보니 마치 FM을 하는 것만 같았다. 내가 감독이 되어 이 팀의 운영을 맡은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축구로 치면 마치 스트라이커는 보컬, 윙어는 기타, 미드필더는 바이올린과 건반, 수비수와 골키퍼는 베이스, 드럼처럼 느껴졌다. 
남녀 보컬을 모두 보유하여 다양한 스타일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고, 안정적인 실력의 드럼과 베이스가 수비를 탄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미드필더진엔 바이올린이 들어가며 신선한 스타일의 전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런식으로 축구 전술처럼 밴드를 운영하다보니 재미도 있었다.
내가 바이올린을 맡았기 때문에 합주곡에 많이 참여하지 않아서 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내가 데려온 사람들도 많다보니 더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
 
밴드의 일정 및 합주곡, 멤버 관리를 할 수 있는 웹사이트까지 개발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진짜 체계화된 밴드 활동의 시작임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는 남아있다.
밴드를 포함한 여러 동아리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가 인원의 이탈이다.
우리 밴드도 두 번의 이탈을 겪었지만 미리 대처를 해둔 덕분에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두 명의 기타는 아직도 부족하기도 하고 심지어 희성프로의 입대 이슈로 기타가 1명만 남을 예정이다.
월드클래스 윙어인 서영프로지만 여러 밴드를 동시에 하고 있기도 하고 언제 어떤 이슈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1명의 기타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너무 취약하다.
드럼 한빈이의 부담도 커져만 간다. 합주하는 곡은 늘어가는데 드럼은 백업이 없기에 전부 혼자 해야한다.
지금이야 한빈프로가 회사를 쉬고 있어서 참여율이 높지만, 바빠져서 참여를 하지 못하는 날엔 모두가 합주 자체를 못해버릴 수 있기에 백업은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요즘 나의 큰 관심사는 이것이다. 단기적으론 기타 부족에 대한 대처와 드럼 서브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드럼을 할 수 있는 서영프로가 있지만 그럼 기타 인원에 공백이 생긴다. 기타는 어찌되었던 1순위로 반드시 영입을 해야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론 인원 이탈은 그 어떤 모임에서도 상수처럼 발생하는 현상인데 이것을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것인가도 주요한 고민이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은 밴드를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만드는 것이다. 인원을 데려오는 것을 더욱 활성화시켜 닥치는 대로 사람을 모으고 나가는 인원이 있더라도 구멍이 생기지 않게 말이다. 들어오고 나가는 문을 항상 열어두는 식인 것이다. 인원이 많아서 나쁠건 없다고 판단했다. 다양한 조합의 유닛을 만들어 곡의 수를 늘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초보이기 때문에 여러 곡을 할 수 없는 우리에겐 더욱 유리한 방식이지 않나 싶다.
 
완벽한 구조의 밴드를 완성해내고 싶다. 내가 없어도 사라지지 않고 그 의지가 끝까지 연결될 수 있는 그런 밴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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